2008. 3. 9.

Salon, Coffee n Conversation

Salon, Coffee n Conversation
A motive power of art history,'The private party'
쌀롱, 커피 그리고 대화 예술사의 원동력, '사적 모임'



이브 끌랭Yves Klein이 막 20살이 되었을 무렵, 그는 오랜 친구인 아르망Arman,클로드Claud와 함께 대화를 하고 있었다. 세 친구는 니스의 해변에 누워 즉흥적으로 세상을 삼등분했는데 아르망이 육지를, 클로드가 대기를 그리고 끌랭은 하늘을 가졌다.
끌랭은 구름 하나 없는 남프랑스의 하늘의 푸른 빛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내 하늘을 멋대로 날아다니며 푸른 빛에 구멍을 내는 새들이 싫다."
그는 이후로도 쭉 이 푸른 빛에 빠져들었고, 요절하기까지 그가 가지게 된 하늘을 캔버스에 나타내기 위해 애를 썼다. 그가 친구들과 나눴던 이 장난스러운 대화는 이후 미술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게 된 'IBK Blue'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¹

앞선 이야기는 신사실주의Nouveau Realisme의 기수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화가 끌랭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지금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세계 미술의 역사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었다. 물론 그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천재성과 열정, 장난스러움이 그를 지금의 위치에 안착하게 했지만, 세 친구가 나누었던 위의 대화가 없었다면 끌랭의 아이덴티티identity라고 할 수 있는 '푸름'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까. 물론 그것은 단정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적어도 그 관심의 계기는 늦춰졌을 것이다. 세 친구가 니스의 해변에서 나눴던 사소한 대화 그리고 그에 대한 논의는 이렇듯 세계 미술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An introduction 주제 설정의 변
본 발제가 텍스트로 삼고 있는 내용은 궁정예술이 쇠퇴하면서 등장하는 새로운 예술의 태동, 즉 시민 예술의 발아 지점을 다루고 있다. 50쪽이 조금 넘는 분량 속에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흥미가 이는 소재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귀족과 부르주아 계급The noblesse and bourgeoisie이 서로 반목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문화적 평준화의 과정',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볼떼르Voltaire', 망나니의 문학이라고 하는 '피카레스크 문학Picaresque'등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상 열거한 소재들은 본격적으로 다가가기에는 내용의 무거움을 피할 수 없을 듯 보였고, 무엇보다 필자의 역량 밖의 문제들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전부터 관심이 있던 '쌀롱 문화Salon'에 대한 약간의 언급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텍스트의 19~20p는 사적인 모임The private party이 어떻게 궁정문화를 만들었고 다시 그 궁정을 해체했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들이 즐겼던 사적인 파티들 속에서 새로운 예술의 태동은 힘을 얻었고 또 후원되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간지나는' 친구들끼리 떠드는 깊이 있는 수다와 그 속에서 생겨나는 넘쳐나는 아이디어들은 늘 동경의 대상이다. 특히 화려한 쌀롱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홀짝이며 사뭇 진지하게 토론하는 사라져버린 예술가들의 모습이 그렇다.
이런 연유로 이번 발제에서는 쌀롱문화, 즉 사적인 모임속에서 어떻게 예술이 이루어지고 또 향유되는지, 더불어 그 사적인 모임이 예술사에서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또한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세미나 역시 '사적인 모임'이라고 본다면 그 의미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Salon n Café 쌀롱문화와 까페
우리는 자주 잊곤 하지만 예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며, 그 역시 인간이 만드는 산물의 일부이다. 그리고 한 인간이 거대한 예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는 부족하다.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또 다른 인간들이 필요하며 그렇게 몇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모임Party이라는 것이 결성된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애초에 그 몇몇의 사람들이 모인 계기가 무척이나 사적Private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머릿 속에 떠도는 참신한 이미지들을 말하고 싶었고 그것에 동조하고 격려해줄 누군가를 원한 것 뿐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결과로서, 둘 이상의 존재들에게서 받은 동조는 일정한 결과를 낳게 된다. 즉 상념으로만 존재했던 것을 실제 존재하는 무언가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상호작용은 무척 자연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인간사회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예술은 만들어진다.
이러한 사적모임들이 이름을 갖게 된 것은 텍스트 2권에서 언급된 것처럼, 16c와 17c의 쌀롱²을 통해서였다. 단순한 궁정모임이었던 쌀롱이 본격적으로 예술사를 창조하기 시작하는데, 그 구성원들이 당시에 힘있고 재능있던 귀족집단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후에 궁정의 해체와 함께 쌀롱의 장소는 화려한 궁정의 연회장에서 '까페Café'로 변화한다.

사적인 모임의 성격과 까페는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특히 일정한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그 유행에 민감한 예술계에서 사적인 대화A private conversation의 중요성은 무척 중요하다. 공적인 장소에서의 공적인 대화는 여러모로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우며 그 자체로 공격적 제안이 되기 쉽다. 그러나 사적인 대화는 그저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독특한 아이디어들을 쉽게 풀어 놓을 수 있으며 때로는 당시의 유행사조와 정반대되는 이야기를 할 수 도 있다. 오히여 새롭고, 기괴하고, 독특한 대화거리가 훨씬 인기있었을 것이다. 즉 공적인 장소가 이미 만들어진 흐름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다면, 사적인 장소는 그 흐름을 깨는 역할을 한 것이다. 아카데미Academy는 지리멸렬한 전통으로 예술가들을 억눌렀지만, 모든 실험이 가능한 까페의 자유방임은 미술가들의 사고의 폭을 한없이 확장시켜주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부분의 유럽의 예술, 문화, 정치 등의 시작은 이러한 까페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까페가 그 힘을 발휘했던 부분은 미술계였다. 유럽의 미술은 부분적으로 까페에서 형성되었으며 파리의 까페미학은 수많은 미술이론을 태동시켰으니 말이다. 까페에는 국내외의 신문과 잡지가 있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미술가들이 자유롭게 만나 토론할 수 있었으며, 당구대가 있어 그들의 무료함을 달랠 수도 있었다. 어느 까페에 가면 누구를 만날 수 있는지, 또 어느 까페의 단골이 누구인지는 미술가들 특히 신진 미술가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었다. 무엇보다 약속없이 미술가들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에서 서로의 얼굴을 드로잉하던 에곤 실레Egon Schiele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를 만날 수 있다.



Coffee, Cigarette n Conversation 커피, 담배 그리고 대화
사실 실레와 클림트는 꽤 큰 연배의 차이가 있었다. 당시 무명이었던 실레는 27살 연상의, 이미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클림트와 교분을 쌓게 된다. 독특한 것은 그들이 사제간의 그것이 아닌, 화가 대 화가간의 만남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중년의 풍요로움을 가지고 있던 클림트의 아량도 이러한 관계 설정에 한 몫 했겠지만 그들의 만남은 주로 베를린의 까페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특히 그 사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는 그들이 동급의 관계를 쌓게 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당시 클림트는 호프먼J. Hoffman과 함꼐 재미있는 계획을 꾸미고 있었는데 이 계획에 모저K. Moser 그리고 실레가 함께 하면서 점차 현실로 이루어진다. 이들의 계획은 당시의 고루한 미술계의 흐름과는 정반대되는 공방, 즉 '아틀리에Atelier 결성'이다.

그들은 답답한 예술에 환멸을 느끼고, 대신 합리주의적인 사상에 심취해있었다. 그 일환으로 보통 완벽한 미술작품을 주로 만들던 공방과는 달리 일상용품을 주로 만드는 '빈 공방Wiener We rkstette'을 만든다. 건축가였던 호프만의 지휘 아해, 그들의 예술관을 담은 건축물을 만들고 그 공간의 벽화, 가구, 실생활품의 디자인은 클림트와 실레가 맡았다. 이 독특한 실험들은 유행을 선도했을 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공업계에 새로운 제작방식을 도입하게 만든다. 물론 이들의 실험은 후에 이루어진 또 다른 흐름들에 묻혀 사라졌지만 각 분야의 친구들과 행했던 도전은 단순한 도전만으로 끝나지는 않았다.

실레와 클림트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공방은
앤디워홀Andy Warhol의 '팩토리The factory' 여러모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팩토리는 위에서 언급했던 사적인 모임 중에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영향력있는 예일 것이다. 앤디 워홀은 팩토리라는 공간에 그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한 매력적인 젊은이들을 불러 모은다. 그들은 흡사 창고와 같은 인상을 풍기는 이 공간에서 담배, 커피, 샴페인을 즐기며 예술 각 분야에 대한 사담을 나눈다. 그 공간에서 영화를 찍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또한 당대의 건축가, 미술가, 춤꾼, 배우, 가수 등 그 분야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모였다. 물론 앤디 워홀은 이 팩토리를 단순한 모임으로만 생각하진 않았지만-이 공간의 결과물들은 대부분 상업적으로 소비되었다-그들의 단순한 수다가 뉴욕을 넘어서 전 미술계에 끼친 영향력은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다. 실레Schiele는 바스키아Basquiat로, 클림트Klimt를 워홀Warhol로 치환하고 빈 공방Wiener Werkstette을 팩토리The factory로 생각한다면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은 이 '사적 모임Private party'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예술계를 움직였는가를 짐작케한다.

이 외에도 예들은 무궁무진하다. 현재의 영화계에 전설로 남아있는 시네마 테크Cinema- thé que와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 Cahiers du Cinma'랑글루아Langlois, H.프랑Franju, G.라는 두 명의 청년의 사담에서 시작된 기획이었고, 후에 시네마 테크의 일원이 되었던 고다르Jean-Luc Godard, 트뤼포Franois Truffaut 등이 그들의 이상을 현실로 만든다. 국내의 문학계 역시 그 시작은 숫기 없는 청년들의 '동인지'였고 그들이 '다방'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나누었던 대화들이 지금의 공고한 문학을 만들었다. 사적인 모임의 중요성은 예술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예술뿐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추상적인 개념들의 원연 역시 이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The place of origin of ART 예술의 자연발생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사적인 모임과 그 모임이 '주로' 이루어지는 까페는 예술의 새로움이 자연발생하는 무대이다. 스탈린Iosif Vissarionovich Stalin이 지성인들을 색출하기 위해 제일 먼저 겨냥했던 곳은 '뿌리없는 세계주의자'들이 득실득실했던 까페였다고 하니, 그 자연발생의 힘을 짐작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깊은 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놀이터에 모여 나누던 수다의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지금은 다들 생활과 연애사에 쫓겨 그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때의 수다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때 했던 이야기들은 늘 어딘가 부족하고 엉뚱했지만 대신 신선하고 자극적이었다. 또한 혼자만 간직했던 은밀한 생각을 나누는 행위를 통해 개인적인 가치관과 신념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나의 이 사적인 대화를 실레와 클림트, 워홀과 바스키아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는 온전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지금하고 있는 세미나를 통해 내게 의미있던 그 수다의 시간들이 다시 발현되길 기대해본다. end




[Annotate 주석]
1. 전원경. 『짧은 영광, 그래서 더 슬픈 영혼』197~198p. Sigongart. 2007
2. 복수형 salons은 사교계를, 대문자로 시작되면 미술전람회나 자동차 전시회 등을 가리키고, 또 다과점이나 미장원을 가리키는 데도 쓰이지만 문학사에서는 특히 17∼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성행되던 귀족과 문인들의 정기적인 사교모임을, 미술에서는 살아 있는 화가나 조각가들의 연례 전람회를 가리킨다. www.naver.com 백과사전 'salon'

댓글 2개:

Key :

이거 수정하려면 다시 어떻게 들어가야 되는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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